[CD] 양재혁 - And the Colors
좋은 음악의 충분 조건 And, The, Colors
기획사: YJHM
유통사: 비스킷 사운드
장르: 재즈
발매일자: 2022.03.21
<좋은 음악의 충분 조건 And, The, Colors>
“And”
음악에 있어 앨범 타이틀은 세상에 태어나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지는 이름처럼 때때로 대단한 의미나 실제 음악과의 연관성을 별다르게 제공하지 않을 때가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 이름에 수록곡 및 음악에 관한 많은 정보와 해석을 적절히 담은 이 앨범 [And the Colors]가 무척이나 그렇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발표하는 본격적인 정규 앨범, 나름의 새로운 출발선 앞에서 양재혁은 ‘And’라는 말을 가장 처음으로 내민다. 이는 분명 재즈 트리오 ‘더티블렌드’(DIRTY BLEND)와 쿼텟 JFC로, 싱어송라이터 쓰다(Xeuda)의 파트너이자 밴드 쓰다선(Xeuda.sun)의 멤버로 이미 여러 음원, 앨범을 발표하고, 공연과 작업을 이어온 자신의 지난 경력의 연장선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앨범의 곡들이 쓰이고 연주되어 세상에 나오는 과정이 비단 그 순간만 담아내는 것이 아님을 견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And the Colors]는 그가 지금껏 해왔던 음악의, 살아왔던 생의 연장임을 중요하게 자각하고 내세운다.
“the”
양재혁이 이번 앨범에 연장하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와 취향이다. 누구나 자기 음악에 그만의 서사를 담고자 하지만, [And the Colors]는 이 같은 막연한 의식이나 뚜렷한 주제 의식과 무관한 보다 내밀한 이야기를 그가 여태 주로 해온 가사 없는 연주음악에 있는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더 개인적이다. ‘Borderline’, ‘Platinum Mass’(2020) 등 앞서 직접 작곡하고 발표한 JFC의 싱글이 제목에 물질적, 추상적 개념을 담았던 방식과도 구별된다.
말하자면 [And the Colors]는 지극히 개인적이어서 뻔하지도, 반대로 지나치게 난해하거나 생소하지도 않다. ‘Relax_no.3_Prelude’ ‘Sky Turns Grey’ ‘Asrai’처럼 일순간의 분위기나 감각에 집중하거나 ‘HUMAN ERROR’ ‘BE HUMBLE’ ‘Spinning Wolf’ ‘Silence is the Answer’처럼 다단한 생각이나 생의 경험 혹은 이별의 고통이 얽힌 감정을 알쏭달쏭한 수수께끼처럼 풀어내는 식이다. 이를 푸는 실마리는 그가 사랑하는 장르와 편곡 스타일에 있다. 유행이나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방법론적 당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재즈 어법을 토대로 곡마다 자신의 또다른 취향을 솔직하고 명징하게 밀어 넣음으로써 존재의 감각을, 그리고 역량을 찬란하게 표명함으로써 이를 있는 그대로 즐기게 한다.
“Colors”
이야기와 취향을 펼쳐 놓는다 함은 그것의 다양성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온전하게 전시함을 의미한다. [And the Colors]는 단 8곡이지만 장르는 물론 편성에서부터 그 다이내믹이 훌륭하게 드러난다. 첫 곡 ‘Relax_no.3_Prelude’에서는 선율이라 할 수 없는 최소한의 음을 조금씩 풀어놓는 건반, 그 뒤로 부지런하면서도 여리고 섬세하게 공간을 채우는 양재혁의 드러밍이 스타트를 끊으며 긴장을 색다르게 완화한다. 뒤이어 비장하게 반복하는 인트로의 리프가 인상적인 ‘HUMAN ERROR’와 선명하게 볼륨을 높이는 색소폰의 존재감이 정신을 깨우는 ‘Sky Turns Grey’의 경우 재즈록의 에너지와 현대 퓨전재즈의 유연함, 압축적인 서사가 밀도 높은 조화를 이룬다. 담담한 위로와 복잡한 속내의 승화가 뒤얽힌 곡 ‘Asrai’와 서정적인 선율, 조금씩 망설이는 템포가 교묘한 분위기를 이끄는 마지막 곡 ‘Silence is the Answer’는 각기 전혀 다른 분위기와 스타일의 이별 곡이다. 기타, 베이스, 드럼의 간결하면서도 그루브 넘치는 리듬 커팅이 활력을 돋우는 ‘Spinning Wolf’나 오롯이 스트링 쿼텟만으로 구성한 ‘VI’의 화사한 숨 고르기에서는 드러머이자 작곡가로서 양재혁의 탁월한 리듬과 선율 감각을 동시에 확인하게 하고, 색소폰으로 출발해 후반부 허밍에 가까운 스캣으로 전환하며 차오르는 감정을 표현한 ‘BE HUMBLE’은 앞선 ‘HUMAN ERROR’와 함께 이 앨범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
어느 때보다 미디어가 다양화되고 무수히 많은 노래와 이야기가 노이즈처럼 부유함에 따라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확신은 줄어들고 불필요한 콘셉트와 스킬만 늘어간다. 드러머이자 재즈 기반의 송라이터로서 그가 자신의 폭넓은 관심과 솔직한 욕심을 관철한 이 앨범의 막상 드문 시선과 태도에 귀 기울이게 되는 까닭이다. 규정 대신 취향과 스타일을, 메시지 대신 감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긍정의 망설임과 욕망으로 각 곡의 색이 물들고, 앨범이 꿈틀댄다.
대중음악평론가 정병욱
<TRACK LIST>
1. Relax_no.3_Prelude
2. HUMAN ERROR
3. Sky Turns Grey
4. Asrai
5. BE HUMBLE
6. Spinning Wolf
7. VI
8. Silence is the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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